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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교정한지 얼마나 됐더라. 9개월 끝나가고, 10개월로 접어드네. 치과 다녀왔는데, 오늘 꼭 치과 옆에 맛있는 곳 있어서 먹으려고 했는데 못 먹고 왔다. 아쉽네. 다음 달에 가면 먹어야지.
교정을 하기로 한 건 내 이와 이 사이가 너무 거리가 생겨서 틈이 생겨서 그랬다. 원래 뭐, 그정도로 무슨 교정을 하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게 당사자가 아닌 이상은 이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한다. 거울 볼 때마다 그게 굉장히 스트레스다. 사진 찍을 때도 그렇고, 웃을 때도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어야 안심이 될 정도였다. 그러니까 교정은 남이 봐서 어떻다가 아니라 내가 날 보면서 하고 싶어서 하게 된 교정이었다.
원래 벌어져 있던 틈이었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치과를 갈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매번 들었다. 그 사이를 메꾸라는 이야기에서부터 교정을 하라는 이야기까지. 사랑니 때문에 치과를 가까운 곳은 지하철을 타고 갈 정도로 3군데를 다녀와봤다. 그때는 사랑니 때문이었는데, 어딜 가나 그 이야기를 하더라. 여기 벌어져서 안 좋아 보인다. 그리고 상담 받으면 가격은 말 그대로 말하는 게 가격이다. 그때는 가격도 가격이고, 이걸 제대로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을 하느라고 시간이 더 흘러흘러 몇 년 후에 교정을 받자! 하고 결심이 섰다. 교정이 다 그런게 치과가 중요하지.
일단 교정한다 하면 주변에 물어보는 것도 있지만, 내가 치과를 가는 곳이 있으니까 그 치과에 가서 물어봤다. 발품 팔아야 함. 난 그렇게 깨달았다.
절대 작은 곳이 아니다. 그리고 나름 잘 봐주기도 했고. 집에서 가깝기도 해서 가서 물어봤는데, 일단 본을 뜨고 검사는 받아야 하니까 검사비는 아마 치과가 다 같거나 비슷할 것 같다. 10만원을 주고 검사를 했다. 그리고 상담을 받는데, 거기서는 약 2년, 어떤 재료로 할지, 어떻게 할지 설명을 받는다. 난 사랑니가 하나인데, 이게 좀 말썽이긴 한데 나름 영구치 나고 충치가 없고 나도 음식물 끼면 염증이 날 정도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거기서는 사랑니를 빼라고 했고, 교정 중에 나사를 박는다고 했다. 이것저것 가서 상담을 받고 대략 견적은 300만원. 그런데 이게 지금 행사 가격인데, 일시불로 계산을 해야한다고 했다. 처음에 진짜 당황했는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여기서 부분교정 받으신 분이 동네에 있어서 결제까지 물어보고 왔었다. 그렇게 말하니까 나는 동네서 여기 교정 받으신 분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행사 가격이기 때문에 일시불로 내야 한다고 했다. 아니, 결제를 못하는 게 아니야. 그냥 굉장히 그게 대게 별로였음. 내가 어려서 나한테 그렇게 말하는건가 싶다는 생각이 절대적이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그대로 나왔다. 그 후에는 그 치과를 가지 않는데, 교정 의사도 늘 있는 게 아니었음. 아무튼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나고, 아시는 분의 이야기로 다시 치과를 알아보다 한 군데를 가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 대중교통을 2번 갈아타고 약 1시간 넘게 가야하는 곳. 일당 동네가 우리 동네가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 동네에 치과는 최근 새로 지은 건물이어서 깨끗하고 넓었지만, 거기는 그렇게 넓진 않다. 가서 또 검사를 받았고, 그 다음에 상담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는 내 사랑니 뺄 필요도 없고, 오히려 사랑니도 잘 나서 염증은 나지만 관리만 잘하면 된다고 하셨다. 또 나사도 이런 거 박을 일도 없다고 하셨고, 내 경우는 이미 이마다 공간이 있어서 발치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가격도 약 200만원 조금 넘었고. 좀 오래된 곳이기도 해서 거기서 하기로 했다. 이제 더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없기도 해서 나는 빨리 하고 싶었으니까.
그때 친구 중에서도 교정을 한 친구들이 꽤 많았기 때문에 정말 발품 팔아한다고 그거 중요하다고 서로 이야기했다.
교정 선생님 친절하시고, 치과에서도 혹시 칫솔질하다가 불편하거나 빠지거나 하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고 오라고 하셨다. 나름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서는 일단 기간은 1년~1년 반 잡았는데, 꽤 빨리 잘 진행되고 있고, 처음에 할 때 2개월? 빼고는 진짜 다 먹는다. 껌 빼고 다 먹고, 여행 가서도 못 먹는 거 없이 다 잘 먹고. 사랑니도 중간중간 가서 말씀 드리면 봐주시고 청소도 해주신다. 내 사랑니가 아래에 하나 밖에 없는데, 날 때도 치통이 심해서 두통까지 왔고, 지금도 음식물 끼면 바로 염증나고 심해서 가끔씩 봐주신다. 이제 언제 끝나나. 고무줄 하고 잘 때 처음에는 혀를 자꾸 깨물고 자서 아파서 깼는데, 지금은 안 깨고 있는 중이다. 빨리 빼고 싶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틈이 다 붙어서 살면서 처음으로 음식물이 낀다는 경험도 해보네. 교정 정말 목돈 깨서 하는 거 맞지만 후회는 없다. 그런데 오징어 튀김은 먹고 싶다.
튀김 우동에 들어간 오징어튀김...
대신 오늘 치과에서 돌아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신메뉴 블라썸라떼였던가. 궁금해서 시켜서 마셔봤는데. 내가 기억하는 n년 전 봄 메뉴 중에 맛있는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이건 그냥 어. 그래. 음. 말로 형용하지 못하네. 그런데 이 가격이 또 아깝기도 하고 마시는데, 입맛은 또 적응함. 이래서 사람이 적응의 동물인가. 80% 다 마시고 내려놨다. 다른 의미로 입가심 커피가 필요한데. 저녁 먹고 생각해봐야지.